전경련 회장단 “경제민주화 입법 신중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鄭총리 “제2 한강기적 만들 맏형 돼달라”

최근 정치권에서 쏟아내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해 재계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연 뒤 “기업에 대한 규제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경제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입법 추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국내 경제가 최근 8개 분기 연속 1% 미만의 성장률에 그치고 유럽 경제 불안과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계, 자동차 등 일본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업종뿐 아니라 수출산업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1일 발표한 무역 및 투자 활성화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장단은 “이 정책은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도 투자 확대 및 고용 안정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회장단은 또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동반성장 확산 등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과 사무국 임직원들은 조만간 서울 시내 전통시장을 찾아 일일 상인 체험을 할 예정이다.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회의 후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이 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2011년 3월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 초청 만찬 이후 처음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 회장과 정 회장 외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만찬에 초청받은 정홍원 국무총리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대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라는 일부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는 상충과 반목이 아니라 상생과 통합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려면 대기업이 한 차원 더 높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맏형인 대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조찬에서도 경제계 대표로 참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엔화 약세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과도한 규제 입법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정부가 수출과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니 이제는 재계가 기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 달라”며 ‘산업혁신운동 3.0’을 제안했다. 이는 대기업과 2, 3차 협력회사가 함께 공정을 혁신하고 성과를 공유하자는 내용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전경련#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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