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한 공동선언을 발표한다.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2명의 경제사절단이 수행한다. 박 대통령은 5일 출국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뒤 10일 귀국한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3일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 60주년에 맞춰 새로운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공동선언 채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6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포괄적 전략동맹 구축과 확장된 억제력 지속 보장,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폐기 등을 담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했다. 이번에는 미래비전에서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의 공동선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포괄적 전략동맹은 가장 높은 단계의 동맹이어서 이 용어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안보나 경제뿐 아니라 기후변화나 개발도상국 지원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내용이 공동선언에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가 이번 순방의 슬로건을 ‘Bound by trust forward together(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신뢰 동맹)’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슬로건을 만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순방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5명 등 경제인 52명이 동행한다. 경제사절단에는 이례적으로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도 포함됐다.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수행하는 데 대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려와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경제계가 모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 내 기업협회장인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도 박 대통령과 동행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여성 기업인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4명이 포함된 가운데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빠져 궁금증을 낳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450여 개 회원사 가운데 미국과의 거래규모나 현지 기업인과의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사절단을 꾸렸다”고 말했다. 7일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장에서 취임 후 처음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다.
미국 순방에는 새누리당 정우택 유기준 최고위원과 이현재 의원도 동행한다. 청와대는 3일 “민주통합당 의원 2명도 동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와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게도 방미 동행을 제안한 바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들은 이미 며칠 전 국회 일정을 이유로 방미 동행을 고사했는데도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발표해 ‘청와대의 권위와 신뢰를 스스로 깎고 있다’는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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