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첫 추가경정 예산안이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박근혜정부의 ‘정책 패키지’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 예산안이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은 경제 구석구석에 스며들며 경기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추경 예산안은 정부가 편성한 세입 보전용 12조 원, 세출 증액 5조3000억 원 등 17조3000억 원의 규모가 그대로 확정됐다. 당초 여야는 세입 보전액을 일부 줄이고 세출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극심한 세수(稅收)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고 하반기 ‘재정절벽’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회는 일단 세입 보전액 규모를 줄이지 않기로 했다. 지출은 정부안에서 5340억 원이 감액됐지만 5238억 원이 새로 증액돼 결국 100억 원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새로 늘어난 세출은 우선 부동산 대책 강화를 위한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확대 예산(1650억 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예산(1700억 원) 등이다. 이 밖에 생계급여 급식단가 인상 등 서민생활 지원에 120억 원, 일자리 창출에 101억 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연구개발(R&D) 지원에 768억 원이 추가됐다.
정부는 추경 예산안이 당초 우려보다 빨리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통과 시점이 한두 달만 더 미뤄질 경우 경기 대응을 위한 정책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에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제출한 뒤 국회에서 통과되기까지는 20일이 소요됐다. 지금까지 평균 한 달가량, 최대 석 달 이상 소요된 것에 비하면 비교적 빨리 통과된 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각보다 통과 시점이 빨라 다행”이라며 “이번 추경 예산안의 국회 통과는 하반기 경기 급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뿐만 아니라 세출 증가를 통해 경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추경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내년에 0.4%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2% 후반대로 성장률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취업자 수도 당초 25만 명에서 29만 명으로 4만 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국가채무가 480조3000억 원으로 15조9000억 원 늘어나는 등 앞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짐을 안게 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정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집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또 추경과 별도로 추가 규제 완화 및 투자 활성화 대책,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마련 등 ‘정책 패키지’를 통해 경기 회복의 동력을 더 높일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생각하는 정책 패키지의 ‘마지막 퍼즐’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달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실화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만으로 경기가 바로 살아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저성장의 흐름을 끊고자 총력전을 편다는 마음으로 모든 정책당국이 경제 살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제 성장세를 자극하고 얼어붙은 내수심리를 완화하는 데 이번 추경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느 정도 한 만큼 앞으론 추경 효과가 잘 나타나도록 경기 흐름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추경에 대한 공고안 및 배정 계획을 이르면 다음 주까지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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