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북한을 향해 강온 양면 전략을 폈다. 도발에는 따끔한 대가를, 변화에는 인도적 지원과 공동 번영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국지도발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협박하고 도발하면 협상하고 지원하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독기어린 치맛바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어떤 사실을 갖고 얘기하지 않고 곁가지를 가지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벌써 논리가 빈약하다는 증거”라며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떤 사실에 대해 말하기보다 딴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을 직접 대면할 의향이 있느냐. (김정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느냐’는 CBS 기자의 질문엔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용은 6일 오후 CBS 이브닝 뉴스에 3분 58초간 방송됐다. 박 대통령이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한편으론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 주민에 대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인도적) 지원을 해 나가는 것”이라며 “유엔과 힘을 합한다면 꼭 필요한 주민에게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핵도 보유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을 걸으려고 하는데 그건 양립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라며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이 저렇게 도발하고 위협하는 것에 대해 보상은 앞으로 없다. 도발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에 대해 우리 국민의 걱정이 큰데, 동포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워싱턴에서 뜻깊은 일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억울하게 빼앗겼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동포 여러분의 노력으로 되찾았다”면서 “워싱턴 동포 사회가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워싱턴 로건 서클 15번지에 있는 ‘대조선주차(駐箚) 미국 화성돈(華盛頓) 공사관’을 소유주인 티머시 젱킨스 씨에게 350만 달러(약 38억 원)를 주고 매입해 102년 만에 소유권을 되찾았다.
박 대통령은 전날 뉴욕 동포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한국이) 큰일 생기는 것 아닌가 염려하시는데 안보, 경제 (모두) 조금의 흔들림도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 이후 비자쿼터 등이 확대되면 국민들이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의회에 가서도 이 부분에 대해 제가 계속 노력하겠다. 구체적으로 (비자쿼터) 1만5000개를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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