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청와대서 고급 영어 익혀… 유엔 방명록 능숙한 필기체로 써
美상의 토론서 창조경제 설명 술술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특유의 또박또박한 어조로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처음에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었지만 직접 초안을 다듬었기 때문인지 곧 자신감을 찾고 청중을 정면으로 응시한 채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미국 도착 직후부터 화제가 됐다. 6일(현지 시간)에는 유엔을 방문해 방명록에 “대한민국은 더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항상 같은 편에 설 것”이라는 내용을 필기체 영어(The Republic of Korea will always stand side by side with the UN to promote a more prosperous, happier global community)로 썼다.
인터넷에는 박 대통령이 5년 전인 2008년 5월 어느 문화행사에 참석해 방명록에 영어 필기체로 쓴 사진도 떠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외빈과 만났을 때나 연설을 할 때 외교적으로 사용하는 세련된 영어를 쓴다는 평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에서 몸으로 익힌 ‘비즈니스영어’라면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 청와대에서 과외교사에게 정식으로 배운 이른바 ‘귀족 영어’에 가깝다.
박 대통령은 2011년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 9·10월호에 자신의 통일외교안보정책인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A New Kind of Korea)’ 글을 기고할 때도 직접 영문 작성에 참여했다. 균형정책과 관련해 ‘틀린 것을 고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해 남북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의미에서 ‘Balance’가 아닌 ‘Alignment’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등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는 후문이다.
2009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는 지난해 대선 때 경제민주화의 근간이 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Pathway to the disciplined capitalism)’를 주제로 영어 강연을 했다.
그는 2011년 12월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하는 ‘2011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의 간담회에서도 2시간 20분 동안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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