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朴 대통령 미 의회 영어 연설, “품격있는 ‘귀족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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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9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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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회의 영어 연설은 참석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약 34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하원 본회의장에서 행한 합동연설에서 또박또박한 영어발음으로 시종 차분하게 연설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연설을 전후해 기립박수 6차례를 비롯해 모두 4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는 39차례의 박수가 나왔다.이 때문에 애초 30분 예정이던 합동 연설은 4분 가량 늘어났다.

연설 시작 전 상ㆍ하원 영접단 35명이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기립박수 속에 본회의장에 입장한 박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존 베이너(공화ㆍ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을 소개하게 된 특권을 갖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을 소개했다.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미국 도착 직후부터 화제가 됐다. 6일에는 유엔을 방문해 방명록에 “대한민국은 더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항상 같은 편에 설 것”이라는 내용을 필기체 영어(The Republic of Korea will always stand side by side with the UN to promote a more prosperous, happier global community)로 썼다.

박 대통령은 외빈과 만났을 때나 연설을 할 때 외교적으로 사용하는 세련된 영어를 쓴다는 평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에서 몸으로 익힌 ‘비즈니스영어’라면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 청와대에서 과외교사에게 정식으로 배운 이른바 ‘귀족 영어’에 가깝다.

박 대통령은 2011년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 9·10월호에 자신의 통일외교안보정책인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A New Kind of Korea)’ 글을 기고할 때도 직접 영문 작성에 참여했다. 균형정책과 관련해 ‘틀린 것을 고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해 남북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의미에서 ‘Balance’가 아닌 ‘Alignment’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등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는 후문이다.

2009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는 지난해 대선 때 경제민주화의 근간이 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Pathway to the disciplined capitalism)’를 주제로 영어 강연을 했다.

<동아닷컴>

다음은 동아일보 관련기사

▼朴 대통령 “핵무기 없는 세상, 한반도서 시작돼야”▼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60년 전 남북한 간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DMZ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 됐다.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면) 그곳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핵무기의 직접적인 위협 속에 놓인 한반도야말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시범 지역이 될 수 있고 여기서 성공하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며, 여성으로는 11번째다.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 중인 박 대통령에게 의회 연설 기회가 주어진 것은 동북아시아의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35분간 진행된 연설은 영어로 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하는 3가지 비전과 목표가 있다”며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기반 구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국 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북한 지도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You canno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모두를 얻을 수는 없다는 뜻)’라는 영어 속담을 인용하며 “북한은 핵 보유와 경제발전의 동시 달성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고 비판한 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DMZ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두 번째 과제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지면서도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으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설명한 뒤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 재난구조 등 공동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노력하면 나중에 더 큰 갈등도 호혜적 입장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연설을 통해 자신의 ‘서울 프로세스’ 구상을 동북아 국가들에 공식 제안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구촌 이웃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한미동맹의 세 번째 과제로 꼽았다.

워싱턴=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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