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영어로 美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北, 핵으론 안전보장 못하는 것 깨닫길 亞각국-美 환경 등 공동이익부터 노력…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만들어 나가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美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60년 전 남북한 간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DMZ는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 됐다.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면) 그곳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핵무기의 직접적인 위협 속에 놓인 한반도야말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시범 지역이 될 수 있고 여기서 성공하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대통령의 美의회 연설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며, 여성으로는 11번째다.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 중인 박 대통령에게 의회 연설 기회가 주어진 것은 동북아시아의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35분간 진행된 연설은 영어로 했다.
박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하는 3가지 비전과 목표가 있다”며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기반 구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국 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북한 지도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박대통령은 ‘You canno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모두를 얻을 수는 없다는 뜻)’라는 영어 속담을 인용하며 “북한은 핵 보유와 경제발전의 동시 달성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고 비판한 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DMZ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두 번째 과제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지면서도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으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설명한 뒤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 재난구조 등 공동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부터 함께 노력하면 나중에 더 큰 갈등도 호혜적 입장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연설을 통해 자신의 ‘서울 프로세스’ 구상을 동북아 국가들에 공식 제안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영어로 진행된 美의회 연설에서 지구촌 이웃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한미동맹의 세 번째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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