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귀국을 종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귀국을 종용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그거(성추행 의혹)에 대해 굉장히 쇼크를 먹은 상태였고, 그리고 (상하원 연설에) 들어갈 시간은 가까워오고 해서…"라며 "그때 정황 상 100% 기억나진 않지만 제가 귀국하는 게 좋겠다거나 얘기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잘못은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느냐.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들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수석은 또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받아 귀국하라'고 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도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변인을 영빈관 앞에서 5~10분 정도 잠깐 만났을 때 전광삼 선임행정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사실이냐고 물었고, 거기서 얘기를 좀 하다가 상하원 합동연설 참석이 워낙 급해 전 선임행정관과 상의해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와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제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 '할 얘기가 있다'고 해 영빈관에서 만났다"면서 "그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윤 전 대변인 외에도 추가로 청와대에서 누가 더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여론이라는 지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을 질 상황이 있다면 저도 책임을 져야죠"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한 내용 등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배석한 전광삼 선임행정관도 "저희도 피조사자다. 피조사자에게 (민정수석실이)보고를 하겠느냐"라며 "민정수석실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추가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번 성추행 파문이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확산되는 걸 원치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워싱턴에서 불명예스럽고 고위공직자로서 굉장한 품위손상 행위를 했다는 것으로 그게 경질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열심히 해 전부 성공적인 방문이 됐다고 서로 자축하고 격려했는데 한 사람의 올바르지 못한 문제로 그런 사실이 훼손됐다는 게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그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또 이 수석은 "방미가 얼마나 많이 준비한 행사인지 잘 알텐데 거기서 이런 (의미를) 훼손시키는 일이 생겼으니 안타깝다기보다는 상당히 마음이 무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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