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 화물선을 새로 취항시켜 해상 물류 거점을 다롄(大連)에서 단둥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및 올해 2월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대북 통관 검사를 대폭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검사가 느슨한 단둥으로 화물을 우회시키고 있는 것이다.
13일 단둥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3월 중·하순 북한 남포와 단둥 둥강(東港) 항로에 화물선 3척을 새로 투입했다.
화물선 중에는 2010년 5·24조치 이전까지 인천과 남포를 오갔던 3232t급 동남1호와 1300t급 을지봉호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주 1, 2회 정기적으로 단둥과 남포를 오가며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고 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단둥은 육로를 통해 북-중 교역액의 7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이번에 단둥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의 항구 도시인 둥강에 북한 화물선 3척이 한꺼번에 신규 취항한 것은 기존 해상 거점인 다롄의 통관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통은 “다롄 항은 북한으로 가는 불법 화물을 환적하거나 경유하는 곳으로 국제사회의 지목을 받아왔다”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 북한행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자 단둥으로 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북한 최대 명절로 김일성 생일인 ‘4·15 태양절’ 때도 다롄에 입항했던 화물선이 북한행 콩의 통관 문제로 출발이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항구인 다롄과 달리 북-중 접경도시인 단둥은 상대적으로 대북 화물에 대한 통관 검사가 느슨하다는 평가다. 다만 둥강의 항만은 민간 회사가 정부로부터 임차해 운영하고 있어 국영 항만인 다롄항보다 이용료가 석탄을 기준으로 t당 2, 3달러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북한이 둥강으로 해상 거점을 옮기려는 것은 이를 통해 대량살상무기 등으로 전용 가능한 화물을 불법으로 운송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단둥의 다른 소식통은 “동남1호 등에는 용도가 불투명한 기계설비 등도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은 다롄항에서도 제3국에서 온 물품을 환적하면서 불법 화물을 끼워 넣는 수법을 동원해왔다”고 전했다. 중국 해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북-중 교역액은 13억1000만 달러(약 1조4554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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