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워싱턴 경찰국의 폴 멧캐프 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이번 사건을 중범죄 수준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멧캐프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2차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take this case seriously)”며 “경범죄 사건이지만 중범죄 사건과 같은 중요도를 부여하고 있다(put as much importance as on felony cases)”고 수차례 강조했다.
멧캐프 대변인은 본보와의 후속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말한 ‘중범죄 수준의 수사’ ‘중범죄만큼 중요한 수사’라는 발언은 ‘중범죄 혐의 수사’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중범죄에 버금가는 비중을 두고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경찰의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 왜 ‘중범죄 수사’라는 의미로 둔갑돼 해석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가 멧캐프 대변인을 단독 인터뷰해 “미 경찰, 윤창중 사건 중범죄 수준으로 수사”라는 제목으로 15일자 A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데 대해 일부 한국 언론이 “멧캐프 대변인이 중범죄 수사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동아일보가 중범죄 수사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강변하자 이를 바로잡은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언론에서 많은 취재 요청이 있었나.
“자세히 문의해 온 것은 13일 동아일보가 처음이었다. 그때 경찰 수사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온 더 레코드(보도를 전제로 얘기하는 행위)’로 얘기했다. 그랬는데 그 다음 날(동아일보 보도가 나간 후) 정신없을 정도로 한국 언론 매체에서 전화가 많이 걸려 왔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2시간여 동안 무려 50여 건의 통화를 했다. 그중에는 나를 ‘경찰국장(chief)’으로 잘못 알고 있는 매체도 있었다. 다들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러 각도에서 자세히 문의해온 동아일보와는 달리 대부분 2, 3개의 질문을 던지는가 싶더니 바삐 끊었다. 그렇게 짧게 얘기했으니 두 시간 동안 50여 건의 통화를 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
―어떤 식의 질문이었나.
“동아일보 보도 후 나에게 전화한 매체들은 모두 한 가지 질문에 집중했다. ‘이 사건이 경범죄 수사냐, 중범죄 수사냐’라는 양자 선택의 질문이었다. 경범죄 혐의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당연히 “경범죄 수사”라고 답했다. 내가 동아일보와 나눴던 ‘중범죄 수준 수사’ 발언의 의미를 자세히 묻는 곳은 없었다.”
―‘중범죄 수사’와 ‘중범죄 수준의 수사’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해 달라.
“현재까지 이번 사건은 경범죄 사건이다. 그렇지만 경범죄 사건이라고 해서 경찰이 중범죄 사건에 못 미치는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모든 사건은 똑같이 중요하다. 그것이 경찰 수사의 기본 원칙이다. 실제로 경찰은 현재 윤창중 사건에 그 어떤 사건 못지않은 중요성을 두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중범죄와 같은 비중(same weight)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는 말을 ‘중범죄 수사’라는 식으로 해석했다면 그것은 내 발언의 의미를 잘못 읽은 것이다. 한마디로 그 언론이 혼동해 잘못 보도했다는 뜻이다.”
―한국 언론의 집중 취재를 받고 난 후 기분은 어떤가.
“대변인을 하면서 단시간 내에 그렇게 많은 전화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나중에 ‘내 발언이 어떻게 잘못 이해될 수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번역하면서 의미가 완전하게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중범죄만큼 중요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내 발언의 의미가 ‘중범죄 수사’식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
―이번 수사가 언제 종결될 것으로 보는가. 비슷한 다른 성 경범죄 사건에 비춰 대략적으로라도 얘기해 달라.
“그건 불가능하다. 모든 사건은 각자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수사 기간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추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다. 추가 수사에 따라 혐의 내용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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