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핵화 전제 “北과 대화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무부, 2014년 전략목표 의회보고… ‘한반도 프로세스’ 공조 포석일수도

미국 국무부가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 예산을 신청하기 위해 의회에 제출한 부서의 연간 전략목표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포함시켰다. 한국의 박근혜정부가 주도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과 6자회담 재개 등을 전제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제시한 일종의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지난달 의회에 낸 ‘성과자료’ 보고서에서 ‘미국 및 국제질서에 대한 위협 차단’이라는 전략목표의 정책목표 4번째로 북한 비핵화를 제시했다. 이어 “북한의 국제적 지위 개선과 관련해 북한과 논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실천목표도 제시했다. 또 “북한의 협력을 전제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초기 검증 절차를 논의하는 다자간 협의를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북한의 협력이 있고 비핵화 회담이 진전되면 북한의 국제적 지위 향상을 논의하는 북-미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국무부가 새해 예산을 따기 위해 제출하는 보고서는 통상 낙관적으로 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북한의 협력과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미국의 일방적인 대화 재개로는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2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둘째 해에는 대화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열고 싶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보고서가 ‘대화파’ 존 케리 국무장관 취임 이후 작성됐고 북한의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미 양국이 ‘위기관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보고서는 다만 “북한의 핵 확산 노력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이행을 강화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일치된 국제공조 태세를 유지하며, 대북정책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한다”는 기조는 유지했다.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국무부는 2007회계연도 전략목표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별도 정책목표로 추가한 뒤 해마다 구체적인 실천목표를 제시하고 자체 평가를 내려 왔다. 올해 9월 말 끝나는 2013회계연도의 실천 목표에는 북한 비핵화, 비확산,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한국의 새 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북미대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