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문제는 위폐인 줄 알면서도 유통하는 것. 받은 돈이 위폐라는 걸 알게 되더라도 자신이 피해를 볼까 봐 신고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 위폐가 돌고도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북한의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중국 위안화 위폐의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이 같은 일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위안화가 유통화폐로 자리를 잡으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출처는 불분명하나 북한과 중국 마약상의 거래 과정에서 불법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짜'도 '가짜'로 의심을 산다. 누군가 장마당에서 고액의 위안화를 내놓으면 위폐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북한 신의주 주민 장모 씨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가짜 돈이 너무 많아 고액권을 받을 때는 혹시 가짜로 밝혀질 경우에 대비해 지폐 번호를 따로 적고 돈을 준 사람의 서명을 받아놓는다"고 말했다.
단둥의 무역업자 조모 씨도 북한과 거래하는 돈에 대해서는 "지폐번호를 적고 서명을 요구한다"면서 "가짜 돈이 한 두 장이어야지 이런 짓을 그만둘 게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좀처럼 북한에서 위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위폐가 발견돼도 이를 수거해 폐기하는 별도의 기관이 없다는 점과 주민들이 소지한 외화가 은행에 들어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가짜 돈이 줄어들기는 커녕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소식통들은 "자기가 받은 돈이 가짜 돈으로 밝혀지더라도 모른 척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써먹고,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지기 때문에 가짜 돈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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