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중국 방문 2일째인 23일 베이징(北京)에 머물며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를 참관하고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면담했다.
오전 9시경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를 나선 최룡해는 베이징 동남부 다싱(大興) 구의 개발구를 참관했다. 이곳에는 노키아 벤츠 ABB GE 등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개발구 방문에는 류제이(劉結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이 동행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개발구 청사 1층 전광판에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군부 실세인 최룡해가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들고 왔는데 아침부터 첨단산업단지를 참관하는 건 다소 의아하다”며 “중국 측과 일정 조율이 안 된 듯하다”고 말했다.
정오 전 댜오위타이에 돌아온 최룡해는 이날 오후 4시 55분 류 상무위원을 만나기 위해 나갈 때까지 줄곧 숙소에 있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류 상무위원과의 회담에는 중국 측에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북한에서는 이영길 인민군 상장 등 각각 6명이 참석했다.
이날 최룡해가 중국의 건의를 ‘수용’해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만큼 중국 측의 면을 어느 정도 세워준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이번 방중의 최대 관심사였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예방이 성사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21일부터 이날까지 지난달 지진이 났던 쓰촨(四川) 성 야안(雅安) 시 루산(蘆山)에 머물렀기 때문에 예방이 이뤄진다면 24일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중국 외교부 정례 브피핑에서는 특사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는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특사가 베이징에 체류 중인 시기에 중국이 날짜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한국 대통령의 방문을 공식화한 것이다. 환추(環球)시보는 최근 격앙된 중국 내 대북 여론을 반영하듯 이날 사설에서 “북한에 불필요한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최룡해의 방중을 한국과 미국, 러시아 등 6자 회담 참가국에 사전에 알려줬으나 일본에는 최근의 냉각된 관계를 반영하듯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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