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사진)는 27일 “북한 당국이 최근 잇따라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괴뢰 대통령”이라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욕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모욕감을 느낀다는 것을 북한 당국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남과 북이 서로 상대 정상에 대해 최소한의 상호 존중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명 거론과 용어 사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고, 자칫 사소한 말이 한반도의 긴장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배재정 대변인이 논평에서 북한의 태도를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보다 비판의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때 북한이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역도’ ‘패악무도’라는 표현을 썼을 때는 “동의할 수 없다”는 정도의 반응을 내놨었다.
통상 제1야당의 대표는 현직 대통령에게 가파르게 각을 세워 왔다는 점에서 여당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니라 도울 게 있으면 적극 돕는 야당이 되겠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상”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북한의 핵실험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서 연유를 찾는 시각도 있다.
2006년 7월 5일 새벽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 등 미사일 7발을 발사했을 때 김 대표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전제, 대북 양보의 한계에 대해서도 정리해 볼 때가 됐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 6일 만에 언급을 내놓은 것과 대조를 이뤘다. 김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부모님 고향이 이북인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다. 너무 걱정이 돼 명길이(부인 최명길 씨)와 한길이가 길길이 뛰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늑장 대응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같은 해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단행했을 때는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북한은 엄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핵실험으로 야기되는 위기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에 있다”고 강한 톤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김 대표는 27일 최고위에서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의 특권과 기득권 내려놓기와 을(乙)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우선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원의 겸직 금지와 연금 폐지 등 여야가 합의한 정치개혁법안들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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