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김정은 9월 방중 퇴짜?

중화권 매체 “北친서 받고 확답 안해”
란코프 최근 저서에서 “北붕괴 불가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9월 전에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둬웨이에 따르면 김정은의 특사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4일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에게 전달한 친서에 방중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그냥 “알았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확답을 하지 않은 셈이다. 당시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친서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최룡해가) 고위급 교류와 깊은 소통을 더욱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둬웨이는 최룡해의 방중 목적은 최근 일련의 군사행동을 중국에 해명하고, 6자회담 재개에 화답하는 것 외에 김정은 방중을 준비하는 선발대 역할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런 목적을 감안한 듯 친서에는 ‘양국의 선대 혁명가들이 만들고 가꾼 북-중 우의를 계승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김정은이 북-중 혈맹관계 복원을 급선무로 보고 방중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4월에 고위층 교류를 제안했을 때에는 중국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둬웨이는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직접 친서로 중국 방문 의사를 제기한 만큼 중국이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면 비핵화 요구를 수용하거나 시 주석이 원하는 큰 선물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 출신의 북한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최근 영미권에서 출간한 저서 ‘진정한 북한: 실패한 스탈린주의 낙원의 삶과 정치’에서 북한의 체제 붕괴는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사회 혼란과 유혈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