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최룡해 방중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개발과 핵 병진노선을 계속하겠다고 고집하고 있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며 “6자회담은 비핵화를 위해 열려야 하는 것이지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화 언급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경제개발과 핵 병진노선 포기’와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라는 두 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도발-협상-보상’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관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최룡해의 방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만큼 북한의 추가 변화가 없으면 남북 간 경색 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특히 중국이 최룡해 방중 기간 일관되게 비핵화 기조를 강조하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최룡해 간 회견 내용에 대한 북-중 간 보도 내용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중국이 북한에 전달한 입장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관련 당사국들은 모두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유지하며,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비핵화 관련 견해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한중 간 더욱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최근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중국과 북한 관계는 일반적 국가 관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부터 24일까지 여야 의원들과 중국을 방문해 왕 부장을 만난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최룡해가 김정은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으나 그를 맞는 (중국의) 태도는 이전과 달랐다”며 “왕 부장이 ‘(북한을) 잘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북한이 예전처럼 중국의 말을 듣지는 않는다. 앞으로 중국이 직접 북한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그런 취지에서 양국 관계는) 일반적인 국가관계가 됐다”고 강조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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