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 논란 ‘김영란法’ 적용대상 늘리겠다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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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공직자外 산하기관도 포함”
전문가 “원안 훼손 만회하긴 역부족”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와 법무부가 합의한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을 둘러싸고 후퇴 논란이 일자 권익위가 “직무관련자의 범위를 넓혀 원안의 취지를 살리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정도로는 스폰서 관행을 근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보 18일자 12면 참조 김영란 “스폰서 못 막아… 이럴거면 왜 만드나”

권익위 관계자는 27일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경우에만 처벌하되 직무관련자의 범위를 크게 넓히는 방향으로 법무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김영란법 원안은 직무 관련 여하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든 금품을 받으면 처벌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법무부가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맞서자 권익위가 한발 물러났던 것.

대신 권익위는 수정안에서 공직자가 소속된 기관뿐 아니라 산하기관 및 (소속기관에 대한) 감독기관의 직무와 관련된 모든 사람, 그리고 해당 공직자가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이를 직무관련자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동아일보가 관련 분야 전문가 3명에게 질의한 결과 권익위의 수정안으로 스폰서 문화가 근절될 것이란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

송준호 안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무관련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더 은밀하게 금품수수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와이앤파트너스 부경복 변호사도 “원안의 입법취지를 축소시키고 스폰서 문제를 척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익위가 당초 100만 원 이상의 금품수수를 ‘3년 이하 징역 또는 수수금품의 5배 이하 벌금’으로 형사처벌하겠다고 밝혔다가 ‘금품가액 5배 이하의 과태료’로 처벌 수위를 낮춘 것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송 교수는 “과태료 부과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만들어진 법이 윤리선언 정도로 절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일단 처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사처벌보다는 과태료가 처벌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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