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83·사진)은 30일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소중한 정당”이라며 “잘 쇄신하면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는 것을 계기로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자택에서 권 고문을 만나 차기 대선, 안철수 신당의 성공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권 고문은 한국외국어대 역사상 최고령 석사학위 취득자다. 2011년 9월 입학해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4학기를 마쳤다. 석사학위 논문 제목은 ‘존 F 케네디의 연설문에 나타난 정치사상 연구’. 연설문에 나타난 민주주의 정치사상을 분석했다.
―민주당의 쇄신, 성공할 수 있을까….
“김한길 대표가 잘 추스를 것이다. 김 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지금 민주당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친노(친노무현)라는 사람들이 공개된 자리에서 김 대표를 욕보이던데, 김 대표를 핍박할수록 김 대표의 위상은 높아지고 친노는 구렁텅이로 빠질 것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선언이 민주당을 위협하고 있는데….
“‘새 정치’를 실현하려 한다면 기존의 정당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자신만 새 정치, 자기만 선(善)이라는 태도는 독선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쿠데타를 할 때 내세운 게 ‘새 정치’다. 정치는 개인사업이 아니다.”
―호남이 안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는데….
“호남 사람들에게 민주당은 고우나 미우나 자식 같은 존재다. 지금은 너무나 실망스러우니 꾸짖는 거다. 뒤늦게라도 정신을 차려서 잘된다면 그 자식을 버리겠나. 호남 사람들은 현명하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는 누가 될 것이라고 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실련,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등 다양한 시민운동을 이끈 입지전적인 사람이고, 스스로 꿈(대권)이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갈수록 발전하는 사람으로, 경제·어학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아 젊은 시절 DJ가 생각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예의바르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다음 달 15일 전남 목포에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개관한다. 김대중 정신은 뭔가.
“DJ 재임 때였던 1999년 7월, DJ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았다. 원래는 ‘박정희전대통령기념사업회’였는데 ‘전’자도 뺐다. 박 전 대통령이 DJ를 그토록 핍박했는데도 말이다. 국민통합, 동서화합을 위해 과거를 미래와 결부시키지 않는 것, 그것이 김대중 정신이다. DJ는 나와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부회장에 위촉했는데 당시 박 대통령은 관련 회의에 빠진 적이 없다. 박 대통령이 국민통합 등을 잘 해나갈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목표가 있을까.
“곧장 박사과정에 들어간다. 8월 졸업식 때 정식으로 학위를 받으면 DJ 묘소 앞에서 증정식을 할 것이다. 정치를 하기 전 영어 교사(목포여고)였고, 군에서는 통역관을 했는데 영자신문, CNN 등을 멀리해 본 일이 없다. 배움이란 즐거운 것이다. 평생 벗을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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