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자원외교 성과 중 하나인 페루 석유회사 인수가 국제 소송에 휘말렸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회사 ‘오프쇼어 엑스플러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지난달 24일 한국석유공사와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 에코페트롤을 상대로 계약이행 소송을 냈다. 오프쇼어는 2009년 2월에 페루의 석유업체 ‘페트로테크’를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에 매각한 회사. 이번에 제기한 소송은 페루 정부가 페트로테크에 매긴 부가세 8800만 달러(약 1000억 원)를 인수자인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내라는 것이다.
오프쇼어는 페루 정부가 당초 면제해 줬던 세금이 페트로테크를 매각한 뒤 추가로 부과됐다며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석유공사 등은 인수계약 당시 오프쇼어가 과거 영업활동에 대한 세금을 내기로 약속한 만큼 오프쇼어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페트로테크는 석유공사가 4억50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한 첫 번째 해외 석유회사로 인수 당시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의 첫 성공 사례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오프쇼어는 페루의 고위 정치인과 공무원이 연루된 ‘석유회사 리베이트’ 스캔들과 관련이 있고,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 등 잡음이 그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 성과를 위해 인수합병을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복잡한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당초 제시 가격의 절반 수준에 인수해 경제성이 충분하고 남미 지역에 자원외교의 전략적 거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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