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장관 트위터에 ‘연예병사 폐지’ 요구 봇물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11시 31분



연예병사들의 문란한 군복무 실태가 폭로되면서 폐지여론이 들끓고 있다.

SBS 현장21은 25일 연예병사들의 군복무 실태를 담은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편을 방송했다.

이날 현장21은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시 수변공원에서 진행된 6·25전쟁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에 참석한 연예병사들의 행사 종료 후 행적을 공개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연예병사는 비(정지훈), 김경현(더 크로스), KCM(강창모), 세븐(최동욱), 마이티마우스 상추(이상철) 등이다.

관리 담당 팀장은 공연 도중 이미 자리를 비웠고, 연예병사들은 위문열차 PD 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사복으로 갈아입고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는가 하면, 유흥가를 헤맸다. 연예병사 2명은 안마시술소까지 출입하다가 취재진에게 적발됐다. 안마시술소 측은 이들이 "아가씨들에게 서비스를 받으러 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지만, 국방홍보원 측은 "치료 차원에서 안마를 받은 것"이라고 옹호했다. 국방부는 이 두 사람이 상추와 세븐이라고 확인함과 동시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트위터로 몰려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이전에 트위터로 군 관련 문의를 받아 처리한 사례가 있기 때문. 누리꾼들은 "치가 떨린다. 현역은 치료시기를 놓쳐 뇌졸중으로 죽는데 치료받으러 안마방 가는 연예병사를 유지할 거냐",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해 존재하는 연예병사가 오히려 사기를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가 됐다", "호의호식하며 편안하게 지내는 연예병사 제도 폐지해달라. 이러면서 자주국방이냐" 등의 멘션을 남기며 연예병사 폐지를 요구했다.


이 같은 연예병사 폐지 여론은 앞서 비와 김태희의 열애 사실이 공개된 후에도 제기됐다. 연예병사들의 휴가 일수가 일반병사보다 현저하게 많다는 사실이나 업무용 외출 후의 행동들이 일반 병사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 때문에 특혜 논란이 일었던 것. 당시 국방부는 '연예병사 특별관리지침'을 발표하며 복무규율 강화를 목청껏 외쳤으나, 요란한 빈 수레였다는 사실이 이번 현장21의 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참에 연예병사를 폐지하자는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연예병사는 국방부 측의 필요로 만들어진 병종이다. 연예병사가 아닌 병종으로 입대했던 배우 조인성(공군)과 현빈(해병대), 가수 성시경(군악대) 등도 군 측의 각종 행사 진행을 도맡거나 홍보 활동에 동원됐다. 하물며 군 행사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는 연예병사는 국방부 측에서도 쉽게 버리기 힘든 패다. 최근 연예인들은 일반병 입대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방부에서 이들을 연예병사로 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령 이번에 문제가 된 세븐의 경우 일반병으로 입대한 뒤 국방부 권유에 의해 연예병사로 전출된 경우다. 때문에 국방부에서 쉽게 연예병사를 폐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군 조직의 특성상 연예병사 역시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없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공군에서 창단했던 프로게임단 공군ACE의 경우 공군의 외부 행사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공군 이미지 제고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e스포츠 승부조작 사태가 터지자 즉각 폐지되고 소속 부대원들은 일반병으로 전환된 바 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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