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협→도발→대화 반복하는 전술… 김정은 시대에도 변함없이 이어질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7일 03시 00분


‘한미 상호방위조약 60주년… 안보동맹 미래’ 토론회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등이 26일 공동 개최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 이후의 한미 안보동맹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최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미 상호방위조약 60주년… 안보동맹 미래’ 토론회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등이 26일 공동 개최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 이후의 한미 안보동맹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최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북한의 변화는 겉모양의, 전술적인 변화일 뿐이다. 적화통일과 핵개발,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주한미군 철수라는 3대 전략 목표를 버린 적이 없다.”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에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등이 공동 개최한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 이후의 한미 안보동맹 미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 앤젤로 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전형적인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김정일이 만들어놓은 각본(script)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그랬듯이 ‘도발위협→대화공세→도발→대화복귀’라는 패턴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5월 이후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대화공세를 펼치는 것도 이런 흐름 속에 있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토론회에 보낸 오찬사에서 “우리는 겁을 먹어 대화에 응하지도, 대화에 나서는 걸 겁내지도 않는다. 우리가 강조하려는 것은 북한이 변화의 길을 택했음을 보여주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북핵 6자회담의 효용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많았다. ‘북핵 불용’이라는 회담의 당초 목표가 북한의 ‘핵 포기 절대 불가’ 선언으로 달성 불가능해진 만큼 회담 재개가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수 테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북한에 어떤 경제지원이 주어지더라도 핵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한미 군사동맹이 적절히 변모하고 있는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인구 감소에 따른 군 인력 부족에 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닛 박사는 “한국 정부의 ‘국방개혁 2020’ 계획이 집행 중이지만 올해 국방예산도 당초보다 5조 원 부족하게 책정됐다”며 “인력 부족을 첨단장비로 메운다는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대로 군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면 징집 병력이 6만 명 줄어드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군 병력이 감축됨에 따라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은 왜 2만8000명으로 계속 유지하느냐, 감축하라’는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현재 22개인 육군 사단을 10∼12개까지 감축할 경우 급변사태 때 북한 지역 안정화 작전을 펼치기에 불충분하며 그런 불안정성을 중국은 북한에 진주하는 빌미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내가 보기에 NLL은 명백한 영토선이다. NLL을 얼마나 중요하게 취급할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군이 NLL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1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1999년 6월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으로 근무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화정재단#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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