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다 본 마당에 NLL을 피와 죽음으로 사수했다느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대통령의 본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이다.
유 전 장관은 이어 "분단을 극복하고 조국을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할 헌법적 책무를 가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이 얘기했던 NLL 관련 문제, 남북의 평화협력 공동 번영 이런 문제의식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느끼는 바가 없고, 단순히 NLL을 지키겠다고 반응하는 것은 대통령 자격이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여네트워크(대표 강동원 의원)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2013 국정원 계사사화 시리즈 제2편' 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포기한 적도 상납한 적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NLL을 지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사명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도록 임무를 줬다"며 "평화통일을 하려면 기존의 군사 경계선이나 분계선 등을 지키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게 되면 그건 통일을 안 하겠다는 것. 대통령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책무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핵심은 북한이 자기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할 때 논거로 내세우고, 대한민국을 비판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던 '자주'를 국제적 관점으로 접근해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은 '자주가 좋은 가치이기는 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자주가 아니라 고립으로 귀착된다. 진짜 자주가 되게 하려면 고립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어가면서 자주를 하는 것이 진짜 자주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간곡하게 열정적으로 하셨다"며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 옳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회담이 술술 풀려나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 없었다 이런 건 감정적인 논쟁"이라고 의미를 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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