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자리서 여기자들 수치심 자극, 6월 사표… 朴대통령 최근 수리
원세훈과 연루 의혹도 영향 미친듯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노래를 불러 논란을 빚은 정광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60)이 자진 사임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공단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지난달 말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4월 30일 일부 환경부 출입기자들과의 저녁 만찬 자리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열거하는 내용이 포함된 구전 가요를 불렀다. 당시 정 이사장은 자신이 노래 부를 순서가 되자 기자들에게 “야한 노래와 평범한 노래 중 어떤 것을 원하느냐”고 물었고 일부 참석자들이 “이왕이면 야한 노래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현장에 있던 일부 여기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이의를 제기해 파문이 번졌다. 정 이사장이 사표를 내자 박 대통령이 즉각 수리한 것은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파문 이후 공직자들의 성희롱 의혹에 대해 단호히 처리한다는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이사장은 측근들에게 “여기자들에게 사과했고 사퇴할 사안도 아니다. 새 정부에서 공공기관장 정리가 필요한 만큼 어차피 사표를 낼 생각이었는데 바로 그만두면 성희롱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돼 다소 늦어졌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의 연루 의혹이 정 이사장의 사퇴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도 있다. 정 이사장은 2009∼2011년 산림청장 재직시절 원 전 원장의 청탁을 받고 인천 무의도의 홈플러스 연수원 개발허가를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이사장은 산림청장 퇴임 직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 발탁돼 원 전 원장의 민원 해결 대가로 배려를 받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있었다. 정 이사장은 “홈플러스 측이 나중에 요건을 맞춰와 허가해 줬을 뿐 원 전 원장의 청탁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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