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홍익표 “박정희는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18시 24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견줘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여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 내용을 인용하며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귀신 귀(鬼)자에다, 태아 태(胎)자를 써서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일본제국주의가 만주국에 세운 괴뢰국에,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며 2가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첫째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5·16이 쿠데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시고, 박정희 시절의 인권탄압과 중앙정보부의 정보기관이 자행했던 정치개입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이 두 분이 미래로 나가지 않고 구시대로 가려 하는 것 같다"며 "아베 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변인은 또 남재준 국정원장을 '제2의 김재규'로 칭하면서 "대통령 시해는 권총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시해도 있다"며 "사실상 지금은 대통령 권력을 무력화시키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국정원장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하더라도 금도가 있다"며 "홍 원내대변인의 막말과 박 대통령에 대한 도가 넘는 비하 발언은 대한민국과 전체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도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대선 불복과 막말이 특정 정당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승복할 줄 아는 사람만이 남에게 승복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