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45곳이 12일 방북해 공단 내에 남겨둔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반출했다. 이는 4월 3일 기업 관계자들의 공단 통행이 금지된 지 100일 만으로, 남북 당국이 7일 실무회담을 통해 입주기업들의 자재 반출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공단에 다녀온 이들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전기전자, 기계금속, 화학 관련 업체 45곳의 관계자 130여 명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 등 174명이다. 입주기업 인원은 업체당 3명으로 제한됐다. 일행은 차량 123대에 나눠 타고 오전 9시경 CIQ를 통과해 공단을 찾은 뒤 이날 오후 5시경 돌아왔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명진의 김병진 법인장(44)은 직원 2명과 함께 1.5t 및 5t 트럭 두 대를 몰고 현지 공장에 다녀왔다. 김 법인장은 “인원과 차량이 제한돼 가져와야 할 물량의 10% 정도밖에 못 가져왔다”며 “나머지 자재는 쓸 수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북측 근로자들은 실무회담 합의대로 공단에 나와 짐을 포장하고 트럭에 싣는 등 입주기업인들의 물자 반출 작업을 도왔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북측 근로자들이 나와 열심히 도와준 덕분에 작업이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북했던 45개 입주기업은 13일 한 차례 더 현지를 찾을 예정이며, 섬유 및 봉제업체들은 15일부터 이틀간 방북이 허용된다. 17, 18일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기타 업체들이 자재 반출을 위해 공단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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