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 파문’이 이틀 만에 봉합됐지만 여야는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 문제, 4대강 국정조사 실시 문제 등을 놓고 샅바 싸움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귀태(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표현으로 ‘막말 파문’의 불을 댕긴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전격 사퇴하고 김한길 대표도 유감을 표명하자 새누리당은 일단 국회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민주당 측) 사과의 진정성을 볼 때 여러 가지로 미흡하다”면서도 “여당의 무거운 책무를 생각해 국회 일정을 일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귀태 발언 후 꼭 51시간 만이다.
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열람 및 공개 △국정원 정치 개입 국정조사 특위 위원 선정 △민주당의 4대강 국정조사 주장 등을 놓고 여전히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당초 12일로 예정됐던 대통령기록물 예비 열람을 15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어느 수준까지 공개할 것인지, 특정 발언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놓고 다시 갈등을 빚을 공산이 크다.
2일 시작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는 2주가 넘도록 위원 구성조차 매듭짓지 못했다. 10일 ‘김현 진선미 의원을 제척하지 않으면 다시 대화하지 않겠다’는 새누리당의 최후통첩에 민주당은 아직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4대강 국정조사 실시 카드까지 들고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와 경남 밀양시 송전탑 건설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국회는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증인 8명 가운데 한 명도 증언대에 세우지 못해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밀양시 송전탑 건설 문제에 대해 40일간 여야간 공방을 벌였을 뿐 한국전력과 밀양시 주민의 갈등을 중재하는 권고안을 내놓지 못했다.
벌써부터 19대 국회가 ‘정쟁 DNA’를 버리지 못한 채 갈등 조정자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