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천호선 신임 대표(51)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진보정치의 뿌리는 여전히 1980년대 운동권 문화에 있었다”며 “시대에 맞는 자기 혁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과 5년 임기를 같이했다. 국정상황실장, 정무기획, 의전, 참여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청와대 대변인 자격으로 2007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민주당에 합류하는 대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2009년 국민참여당을 창당했고, 이후 민주노동당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창당했다. 작년 9월 통합진보당 분당(分黨) 때 심상정 원내대표 등과 함께 탈당해 진보정의당을 창당했고, 21일 정의당으로 이름을 바꾼 원내 4당(국회의원 5명)의 대표로 선출됐다.
―당내 지지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진보정당 출신이 아닌 사람이 당대표가 된 것 자체가 진보정치의 혁신이다(웃음). 당내에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작년 패권에 맞서면서(작년 총선 때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을 둘러싼 내부 투쟁을 의미하는 듯) 강한 신뢰가 형성돼 있다.”
―국가기록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폐기설이 나오는데….
“노 전 대통령이 삭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 ‘회의록을 국정원에도 보관하라’고까지 했다는데 국가기록원의 지정기록물에서 빼거나 삭제할 리 없지 않나. 노 전 대통령은 기록물 이관을 퇴임 1년 전부터 준비했다. 나는 애당초 회의록 공개를 반대했지만 이제 정쟁 좀 그만하자.”
―불과 3년여 사이 당적(黨籍)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젊은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정당, 새 리더를 키워내는 정당의 모습을 민주당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다. 다만, 통합진보당 창당 때 주체들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못했다.”
이정희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 통합진보당 멤버들과 함께 정당을 창당했던 것을 후회하는 듯했다.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하게 됐는데….
“재·보선은 2, 3곳에서, 지방선거는 2, 3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겠다. ‘당은 작지만 후보는 훌륭하다’는 말이 나오게 하겠다. 분명 정의당은 작은 정당이다. 하지만 대선후보가 둘씩이나(심상정 원내대표와 노회찬 전 대표를 의미하는 듯) 있으면 실제로는 큰 정당 아니냐.”
―2010년 7월 서울 은평을 재·보선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다시 출마하나.
“3년 뒤 총선에서 손에 잡히는 결과를 얻어내고자 나도 다시 출마한다. 세상을 바꾸는 제일 큰 힘은 정치에 있다. 정치의 판을 바꿔야 한다.”
―작금의 정치판을 평가한다면….
“보수진영은 존경하고 배울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 진보정당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정책이 많았다. 가령 30대 대기업을 3000개의 전문기업으로 나누겠다는 공약(통합진보당의 작년 4월 총선 공약)을 국민이 이해하겠나. 행동으로 혁신의 방향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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