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장마철 ‘개구리 잡이’에 혈안,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5일 06시 08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예부터 구전돼온 전래동요의 노랫말이다. 실제 개구리는 식용으로도 쓰이는데 특히 북한에서는 '개구리 반찬'이 인기란다. 여러 모로 쓸모가 많은 개구리를 포획하려고 북한 주민이 혈안이 돼 있는데, 개구리가 뛰노는 장마철이 '개구리 사냥'의 절정을 이룬다는 소식이다.

북한에선 장마철이 되면 개구리를 잡기 위해 강가로 인파가 몰려든다고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가 보도했다.

개구리가 어려운 살림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북한에선 개구리를 튀기거나 국에 넣고 끓여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또 개구리 몸통에서 추출한 기름은 제법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돈도 벌 수 있다.

탈북자 이모 씨는 "동네 사람들은 장마철을 손꼽아 기다린다.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나 산골짜기에 살던 개구리들이 강기슭으로 내려온다"면서 "이 시기를 기다려 개구리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개구리를 잡는 이유에 대해선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인이 '개구리 기름'을 사면서 값이 비싸졌다"면서 "개구리 기름은 팔고, 말린 개구리는 기름에 튀기거나 국을 끓여 먹으면 고급 반찬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탈북자 강모 씨도 개구리 잡기에 온 가족이 동참한다고 증언했다.

강 씨는 "아이들이 개구리를 잘 잡는다. 아빠가 위에서 돌을 던지면 아래서 아이들이 놀라서 뛰는 개구리를 잡는 식이다"라며 "여기저기서 (개구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이 안달이 나서 뛰어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마철 강가에는 '개구리보다 사람이 많은'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북한 당국에서는 개구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포획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으나, 단속을 피해 여전히 개구리 잡기가 성행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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