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전쟁이 유엔군과 북한, 중국군 간의 협정으로 끝난 지 60년.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참전국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서길 촉구한 반면 북한은 전술핵무기에 속하는 핵배낭 등 신무기 과시에
바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한 기념식을 열어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이라고 천명했고 정전협정의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에선 6·25전쟁 참전 후회론이 일고 있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각기 다른 표정을 전한다. 》
“지난 60년 동안 한국은 미국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고 기적 같은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6·25전쟁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봉사를 기억해 준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찰스 랭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27일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치하했다. 다른 미국 측 행사 참가자들도 “대한민국의 성공은 6·25전쟁의 값진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던 6·25전쟁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미국 내에서 ‘잊혀진 승리’로 재탄생했다. 미국과 국제연합군이 함께 지켜 내 자유와 번영의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미국 참전용사들은 60년 전 자신과 동료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시 미 해병으로 항공모함에 승선해 동해와 서해를 지켰던 참전용사 조지 그리치 씨(80)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오전 10시 반경 단상에 등장한 미군 남성 중창단이 ‘아리랑’을 한국어 가사로 구성지게 부르기 시작하자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그는 “전쟁 당시 한국군과 주민들이 불러준 노래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오늘 행사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막아냈던 함경북도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존 콜 씨(86)는 한국 기자들과 만나 “당시 전투에서 사망한 동료들이 생각난다. 오늘 이 뜻 깊은 행사에 그들과 함께 왔어야 하는데 나만 와서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또 다른 60년도 동행할 것임을 약속했다.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은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이에 정승조 합참의장은 성대한 행사를 마련해 준 미국 측에 진정으로 감사한다며 영어로 “We will go together(우린 함께 갈 것이다)”라고 인사했다.
한국 측은 모든 참석자에게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영웅입니다’라고 영어로 쓴 작은 선물 배낭을 증정했다. 정전 60주년, 한미동맹 60주년을 강조한 부채와 수건, 접었다가 펼 수 있는 챙이 넓은 모자 등이 들어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리틀엔젤스 합창단은 즐거운 식전 여흥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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