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언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사진)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對北) 금융제재의 핵심 목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고 도발적인 정책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추적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코언 차관은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해 ‘저승사자’라고 불린다.
그는 “행동(대북제재 조치)을 취할지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김정은 일가의 불법자금을 찾아낸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외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 40억 달러(약 4조4450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스위스 등 유럽지역 은행에 은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코언 차관은 최근 파나마 당국이 무기를 적재한 북한 선박 ‘청천강호’를 적발한 것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잘 이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산 무기는 질이 좋지 않아 관심을 가지는 국가도 적고 자금 지급도 어렵다”며 “무기를 설탕 포대에 감춘 모습은 북한의 절박감의 표시”라고 덧붙였다.
코언 차관은 지속적인 대북제재에도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가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좌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페이퍼컴퍼니(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통하지 않고는 사실상 금융거래가 곤란해졌다. 그 결과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료나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제한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 조선무역은행 제재에 동참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협력하고 있다기보다는 중국 내 북한은행의 활동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자체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방한에 이어 4개월 만에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은 코언 차관은 이날 한국을 떠났다. 이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방문한 뒤 미국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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