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 전격 개편]민주 “불난 정국에 기름… 유신 회귀”
朴정무 기용엔 “야당이 외교대상이냐”, 새누리당 내부서도 “깜짝 놀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선을 단행한 데 대해 민주당은 “엄중한 정국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의 트라우마(심리적 상처)를 노골적으로 건드린 최악의 인선”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을 ‘국기 문란’으로 규정짓고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해 놓고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92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벌인 ‘초원복집 사건’의 주인공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의결을 주도한 인물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기용한 것은 말 그대로 야당을 깔아뭉개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트위터에 “유신 공안의 추억? 한여름 납량특집 인사? 국정원 국정조사 물타기? 소름 끼치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날 진행된 국정원 국조특위에서도 “김 실장 인선은 국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한길 대표도 천막당사를 찾아온 김 실장에게 “청와대가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의당은 김제남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1992년 초원복집 사건은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판박이다. 국정원 국기 문란 사건을 해결하려는 국민과 야권의 열망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야당은 직업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인선에 대해서도 “야당이 정치가 아닌 외교의 대상이란 거냐, 뭐냐”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인선된 분들은 해당 분야에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부에선 청와대 개편에 대해 “전혀 몰랐다”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등 극소수 외엔 인선 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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