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후 3시 보험금 지급 결정
“어?”오후 4시 北 회담제의
“와!”오후 6시15분 南 수용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7일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하루를 보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및 개성공단에서 유통업, 서비스업 등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대표와 주재원, 근로자 등 약 500명은 이날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지방에 있는 기업인들은 새벽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이들은 궐기대회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100만 명 서명운동’ 출정식을 열고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배해동 개성공단정상화촉구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남북이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기업인들은 재산권 보호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겠다는 심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궐기대회가 끝나자마자 비대위 공동대표단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로 갔다. 개성공단 정상화의 필요성을 정치권에 재차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정부가 오후 3시 경협보험금 지급 발표로 사실상 공단 폐쇄의 사전조치를 예고할 때만 해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오후 4시 북한이 7차 회담을 전격 제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어 오후 6시 15분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고 발표하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개성공단 비대위 사무실에 모인 입주기업인들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오늘 하루 고생했다” “좋은 결과 기대해보자” 등 덕담을 주고받으며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통일부도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오후 3시 통일부는 “8일부터 개성공단 입주업체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8일은 북한이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를 철수시키고 가동 중단을 선언한 때(4월 8일)로부터 정확히 4개월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경협보험금 지급은 입주기업의 청산과 개성공단 폐쇄로 가는 사전 수순으로 인식돼 왔다. 발표의 택일과 내용 면에서 엄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마지막’ 남북 실무회담을 수용하지 않으면 단행하겠다고 언급한 ‘중대 결단’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중대 결단의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모호하게 답했지만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후 4시 북한이 7차 회담을 제의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보내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의 협의를 거쳐 통일부는 오후 6시 15분 김 대변인 명의로 북한 제의를 수용한다는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이 전통문을 보낸 지 2시간 15분 만에 이뤄진 신속한 응답이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류 장관도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오후 3시까지만 해도 류 장관은 제주도에 머물고 있었다. 일주일 예정으로 이달 5일부터 휴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오후 4시 전에는 “장관이 지금도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리고 있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며 휴가지를 떠날 계획이 없는 듯이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7차 회담 제의 소식이 전해지자 김 대변인은 “류 장관의 휴가는 오늘로 끝났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북한이 7차 회담을 제안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