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청와대 국정 파악 능력 어떻기에…” 무능 질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10시 28분


한 때 보수 정치권을 대표하는 '책사'로 통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4일 청와대의 5자회담 역제안에 대해 "정치 도의상 어긋나는 일이고, 전략적으로 봐도 현명한 전략이 아니며, 민주주의 원리에도 벗어난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전화통화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취임하고 첫 작품이 5자회담인데 그것을 보고 놀라고 한 편으론 실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이고 김한길 대표 개인이 잘났든 못났든 127석을 가진 거대한 야당의 대표"라면서 "거기에 상응하는 예우를 하는 것이 예의다. 그런데 저렇게 아주 무시하는 태도, 그 이상은 인정하지 않는 자세, 이런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지시를 불러온 세제개편안 사태와 관련, "국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어떻기에 저런 것이 나오느냐"며 "7개월 동안 청와대는 전혀 몰랐다는 것인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그 핵심내용이 무엇인지를 청와대가 파악했을 텐데 어떻게 며칠 만에 대통령이 뒤집어야 하는 이런 상황을 만드느냐"고 청와대 참모진의 무능을 질타했다.

윤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고 규정하고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부터 보여주는 리더십의 성격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며 "시대와 부딪치는 면이 있어서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여전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는 하루빨리 새 정치의 알맹이가 뭔지 내놓고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미 조금 늦었다"며 "오래 기다리다가 지친 사람도 있고 실망한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이 계속되면 기대가 사그라지니까 안 의원은 정치개혁이나 새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그런 에너지는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우니까 안 의원은 서둘러서 그것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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