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작성한 기밀자료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이 확인됐다. 이 문서는 2006년 미국 의회가 위안부 결의안을 논의할 때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것이다.
데니스 헬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방문교수는 13일 “일본 정부의 위안부 동원 개입을 입증하는 이 문서는 당시 의회에서 결의안 통과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1945년 11월 연합군 최고사령관 명의로 작성된 ‘일본군 위문시설’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36쪽 분량으로 미얀마(버마), 필리핀, 동남아 지역에 동원된 위안부 실태를 기술하고 있다. 이 문서에는 일본군이 위안부 동원과 위안소 관리에 직접 개입했다는 내용이 일본군 전쟁포로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 내 많은 일본인 ‘사업가’들이 일본군 사령부의 제의를 받아 한국 여성들의 가족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동남아의 일본군 주둔지로 데려갔다. 미얀마로 위안부를 동원한 한 전쟁포로는 19∼31세 한국 여성 22명에게도 1인당 300∼1000엔씩 지불하고 일본군 사령부로부터 무료 탑승권을 받아 부산에서 승선해 싱가포르를 거쳐 랑군(양곤의 옛 이름)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한국 여성들은 일본군 114보병연대에 배속됐다.
문서는 결론 부분에서 “위안소 설치는 일본 주둔군이 일정 규모를 넘는 모든 지역에서 군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문서는 1992년 3월 기밀 해제됐으며 위안부 결의안 논의 때 헨리 하이드 당시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에게 제출됐다. 당시 위원회 동아시아 담당 전문위원이었던 헬핀 교수는 “위안부 결의안에 비협조적이었던 하이드 전 위원장은 이 문건을 본 후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결의안 통과를 적극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현재 미국 국립기록관리처에 보관돼 있다.
헬핀 교수는 “중요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이 문서를 의회에 일본 정부의 위안부 동원 개입의 직접적 증거로 제출한 점”이라며 “문서는 ‘위안부는 일본군이 공식 개입하지 않은 온전히 사적인 사업’이라는 일본 우익단체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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