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 입찰價도 총사업비 초과… 록히드마틴 F-35A 이어 사실상 탈락
9월 방위사업추진위서 최종 결정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첨단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3차 차세대전투기(FX) 사업에서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실시한 가격입찰 결과 F-35A(록히드마틴)에 이어 유로파이터(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도 군 당국이 제시한 총사업비(약 8조3000억 원)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 2개 기종 모두 탈락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8일 “1개 기종(유로파이터)이 사전 합의한 협상조건을 임의로 축소하거나 완화해 입찰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초 합의조건을 그대로 반영하면 이 기종의 입찰가격이 총사업비를 초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이 문제 삼은 부분은 전투기의 단좌(조종석 1개)와 복좌(조종석 2개)의 생산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EADS 측이 FX의 60대 중 15대를 복좌로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방위사업청과 사전 합의해 놓고도 최종 입찰서류엔 6대만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가격을 써냈다는 것이다. 또 추가 무장이나 장비 장착 등 기체 성능개량 조건도 EADS 측이 당초 합의한 것보다 축소하거나 줄여 최종입찰에 참가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마치 수험생이 시험문제를 임의로 변경해 답을 써낸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업체가 기존 합의사항을 맘대로 변경해 제안한 입찰가격은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3개 후보기종 중 유일하게 총사업비 내로 들어온 F-15SE를 다음 달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적격기종’으로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를 초과한 기종은 향후 종합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최종 기종선정이 불가한 만큼 3차 FX사업의 승자는 F-15SE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F-15SE는 우리 공군의 최신형 전투기인 F-15K에 일부 스텔스 기능을 추가한 모델이다. 적 레이더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미사일 등 무장을 기체 안쪽에 넣는 한편 동체 앞쪽에 스텔스 페인트를 칠하게 된다. 탐지거리가 200km인 신형 AESA레이더(APG-92)를 장착하고, 무장능력이 11t이 넘어 3개 경쟁기종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이에 앞서 방위사업청은 16일 최종 가격입찰 결과 3개 기종 가운데 2개 기종(F-15SE, 유로파이터)이 총사업비 내로 들어와 이 둘을 대상으로 기종 결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3차 FX사업은 ‘F-15SE 대 유로파이터’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듯했으나 이틀 만에 유로파이터도 총사업비 초과 판정을 받는 돌발변수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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