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관련 실무접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분리해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북한의 제의를 받은 지 하루가 지난 19일에도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산가족 문제를 다른 사안과 연계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어제 정부가 이산가족 부분만 언급한 것은 두 사안을 별개로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문제에서 소위 ‘끼워넣기식’으로 특정 사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발표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에서 개성공단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는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됐던 만큼 확실한 책임규명 없이 재개 논의에 나설 수 없다는 태도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강산관광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지만 입장료 지불 등 현금 지원 성격이 강해 유엔 조치와 상충될 수 있다”면서 “경제협력 의미가 큰 개성공단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제안한 추석 전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이 적극 수용해 이를 계기로 앞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돼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가 이산가족 상봉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을 이산가족 상봉 뒤로 미루자고 역제의를 하거나 일단 회담에 나가 정부의 원칙을 직접 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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