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탈북했던 김광호 씨 가족 3명이 중국 정부로부터 한국행을 보장받은 것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씨가 북한에서 데리고 나왔다가 같이 억류된 처제, 처남 등 2명이 이미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8월 10일경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시에 구금돼 있던 김 씨 가족과 떨어져 북-중 접경지대인 투먼(圖們) 수용소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19일 “투먼 이송은 북송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이송 후 수일 내 북송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에 정착했던 김 씨 부부와 딸만 한국으로 보내고 탈북자는 북송한 것이어서 기존 탈북자 정책에 아무 변화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와 부인 김옥실 씨는 2009년 탈북해 한국에서 주민등록까지 마쳤다. 딸은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났다. 한 외교 소식통은 “5명을 모두 데려와야지, 3명은 한국으로 2명은 북한으로 보내는 건 우리가 원했던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에도 외교부가 ‘탈북자의 안위가 걸린 문제’라며 김 씨 부부의 한국행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런 곤혹스러움이 담겨 있다.
또 중국이 김 씨에게 온전한 한국인 지위를 부여했는지도 의문이다. 영사 접견, 변호사 면담 등 기초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안전위해죄’라는 중범죄로 체포된 북한 인권활동가 김영환 씨에게조차 영사 접견을 허용했던 중국은 김 씨 가족에게 한국행이 임박해 신원을 넘겨줄 때까지 한국 외교관과의 면담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김 씨 가족은 ‘탈북→한국 정착→입북→재탈북→한국행’을 경험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관계당국이 이들의 이동 경로 및 입북 배경을 면밀히 조사해 재발방지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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