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유엔, DMZ 평화공원 조성 협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4일 03시 00분


청와대 예방… 朴대통령 만나 약속 “한국은 공적개발원조 본보기” 강연
KOICA와 새마을운동 국제화 논의

직접 나가 영접



박근혜 대통령(뒷모습)이 23일 오전 청와대를 예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본관 현관으로 나가 반 총장을 맞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직접 나가 영접 박근혜 대통령(뒷모습)이 23일 오전 청와대를 예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본관 현관으로 나가 반 총장을 맞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의 좋은 본보기다. ‘새마을운동’이라는 성공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유엔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유엔이 설정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새천년개발목표는 유엔이 2000년 새천년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저개발국의 빈곤 퇴치와 모자(母子) 보건, 양성 평등, 교육환경 개선 등 8대 목표를 달성하자는 계획을 말한다. 2015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로 유엔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 총장은 이를 위해 4월 ‘새천년개발목표-행동 1000일’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의욕을 보여 왔다.

반 총장은 “새마을운동이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의 농촌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며 “한국은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는 것과 똑같은 길을 걸어왔지만 이제 더이상 원조에 의존하지 않고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기아와 빈부 격차, 한 해 15만 명에 이르는 모성사망률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한국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포럼에서 김관용 경북지사는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통한 가난극복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도 반 총장과 별도로 면담하고 새마을운동의 국제화에 대한 유엔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아프리카 4개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면서 “새마을운동을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유엔도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DMZ 평화공원을 북한과 협의해 추진하면서 북한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오면 유엔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며 유엔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반 총장은 “이미 한국 외교부와 협의해 유엔에서 실무적으로 평화공원의 법적, 정치적 가능성을 전부 검토했다”며 “남북 간에 공원 조성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유엔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러 제도적 장치에 대해 조언하고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청와대 방명록에 “대통령님의 영도하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정착돼 평화와 번영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영도’라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이정은·윤완준 기자 lightee@donga.com
#반기문#박근혜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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