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强小國]첨단기술 입힌 전투화로 장병의 발 책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트렉스타

부산의 트렉스타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군에 납품하는 기능성 전투화를 생산하고 있다. 트렉스타 제공
부산의 트렉스타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군에 납품하는 기능성 전투화를 생산하고 있다. 트렉스타 제공
처음 받은 전투화를 신고 행군을 하다가 발뒤꿈치가 까져 피가 났던 경험은 대한민국 예비역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한 쓰라린 추억이다. 과거엔 많은 장병이 전투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발바닥의 쓰라림, 밀폐된 전투화 안에서 생기는 열기 그리고 반갑지 않은 물집과 무좀까지. 하지만 최근 입대하는 신세대 장병들은 더이상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트렉스타가 개발한 혁신기술이 접목된 기능성 전투화가 전군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렉스타는 특수화 제조기술을 갖춘 신발 전문기업으로 현재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세계 60여 개국에 신발을 판매하는 한국 토종기업이다. 2011년 말 공개경쟁 계약방식을 통해 국군의 기능성 전투화 조달업체로 선정됐다. 조달 업체 선정까지 현장실사를 통한 업체 생산능력 평가, 다양한 전투상황에서의 장병들의 직접평가, 공개평가위원회의 평가, 기술능력평가, 입찰가격평가 등 세밀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기술을 인정받으면서 이후 3년 연속으로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기능성 전투화 조달 1순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트렉스타가 개발한 기능성 전투화의 핵심기술은 ‘네스핏’이다. 네스핏 기술은 2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의 발 데이터를 실제 측정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간의 맨발에 가장 가까운 신발을 만드는 제조 공법이다. 기존 군화의 경우 사람의 발을 고려하지 않은 신발 틀로 제작돼 발가락이 압박을 받거나, 신발 내부의 잦은 움직임에 따른 마찰열로 인해 물집과 까짐이 발생했다. 하지만 기능성 전투화는 발등, 발가락, 발바닥의 형태를 고려해 발과 전투화가 일체화되고 안락한 착용감을 느끼게 해준다. 트렉스타 관계자는 “트렉스타의 고유기술인 네스핏 기술은 일반 아웃도어 신발에도 적용돼 이미 세계 각지에서 첨단기술로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기능성 전투화를 만든 소재 또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내피는 미군 및 나토군에서 채택했던 우수한 방수, 투습 원단인 고어테스를 사용했다. 외피는 야전의 악조건하에서도 쾌적한 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F/G(모공이 살아 있는 가죽), 발수 처리된 나일론 외피원단, 물에 용해되지 않는 선심 및 월형심 소재 등을 사용했다. 여기에 겉창은 세계적인 권위의 ‘독일 아웃도어 쇼’에서 유럽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아이스그립 기술을 적용해 젖은 지면이나 빙판길에서 기존 군화에 비해 미끄러짐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무게는 기존 전투화보다 무려 130g이나 가볍다.

뛰어난 기술을 인정받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군뿐만 아니라 유엔군, 인도 군대에도 군화를 수출했고 2011년에는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국방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기도 했다. 트렉스타 관계자는 “내 아들이 신는 군화라고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군화인 만큼 장병들이 쾌적하게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대한민국 60만 장병들의 발은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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