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경공격기인 FA-50 1호기가 공군에 실전배치됐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량한 FA-50은 정밀타격능력은 물론이고 전술데이터링크, 야간작전 능력 등 고도의 전술능력을 갖춘 4세대급 전투기다. 공대공, 공대지미사일은 다목적 정밀유도 확산탄 등 최대 4.5t의 첨단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독자적인 항공전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한국은 FA-50 개발을 통해 전투기 생산국 대열에 진입하게 됐다. 그 주역은 국내 유일의 항공기 개발 생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기본훈련기 KT-1을 시작으로 T-50,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 무인항공기 송골매 등을 잇달아 개발한 KAI의 기술력은 세계시장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페루 등 세계 각국에 국산 항공기를 수출해 국산 항공기 수출 시대를 연 것이 그 증거다. 특히 2011년 인도네시아에 4억 달러어치의 T-50 16대 수출계약을 체결해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여섯 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수출 국가에 합류했다.
최근엔 필리핀과 이라크 등에 T-50의 수출 마케팅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 훈련기 사업(T-X)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을 따낼 경우 최소 10년간 T-50 계열의 항공기 1000대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는 결실을 볼 것으로 KAI는 보고 있다.
KAI 관계자는 “미국 훈련기 사업을 수주하면 최대 35조 원 규모의 막대한 물량이 확보할 수 있어 국내 항공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기대된다”며 “20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등 청년실업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세계 항공시장 점유율은 0.5%에 불과하지만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세계 일류 수준의 기간사업 기반시설과 각종 항공기 개발 노하우를 갖춘 만큼 향후 큰 도약이 가능하다고 KAI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KAI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연 매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15위권의 항공업체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아울러 대형 국가전략사업의 적기 사업화와 함께 국내외에 판매된 국산 항공기의 정비사업(MRO)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차세대 위성개발과 우주발사체 등 신규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으로 꼽은 방위산업의 요체가 항공산업이라는 점에서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의 의미는 남다르다. KAI는 KFX 사업이 자주국방의 실현과 국내 항공산업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KAI 관계자는 “그간 전투기 무장체계와 항전(航電)분야 등에서 상당한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축적한 만큼 2020년대 초까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과 협력해 충분히 국내 주도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군도 낮은 운용유지비와 정비시간 단축, 효율적 훈련체계를 위해 KFX 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 주도나 외국산 항공기 개조방식으로 KFX를 개발한다면 기술 확보도 힘들고, 해외수출에도 장애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KFX 개발이 성공할 경우 세계 중급 전투기 시장에서 최소 200대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약 100조 원 규모의 관련 산업 파급효과와 28만여 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KAI가 추진하는 소형헬기(LAH) 개발사업도 방산 창조경제와 직결된다. 국방부와 산업통산자원부가 각각 주도하는 소형무장헬기(LAH)와 소형민수헬기(LCH)를 동시에 추진해 저비용 고효율의 군·민수용 헬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소형민수헬기의 경우 20년간 900여 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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