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에 가면 서울에서 전해 듣는 것과는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 국민을 직접, 자주 만나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와 대의정치에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국민이 볼 때엔 정치인들은 너무 멀리, 너무 높은 곳에 있는 것 같더라”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이달 7일부터 22일까지 보름간 ‘산행 민생탐방’이라는 이름으로 현장을 누볐다. 정양석 전 의원 등 측근들, 국회 보좌진과 함께 빌린 버스에 몸을 싣고 아침에는 산에 오르고, 낮에는 탄광, 중소기업, 농가, 복지시설 등을 둘러봤다. 강원도 태백에선 지하 1000m 탄광에 직접 들어가 봤다. 잠은 주로 마을회관에서 잤는데, 경북의 한 마을회관에선 자다가 지네에게 물려 한동안 고생했다고 한다.
민생탐방 기간에 그가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세금’이라고 한다. 정 의원은 “지방의 한 소도시 철물점에 갔는데 세무조사로 100만 원이 넘는 세금을 냈다고 한다. 세수가 부족하면 정부는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지만 먼저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전국이 세금 때문에 아우성이었다. 경제 현장에서는 정부가 도와주는 것은 별로 없고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정 의원의 민생 현장 방문에 대해 “차기 대선 준비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원 측은 “대선 행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용하게 현장을 방문했다”고 했지만 여권 내부에선 “일찌감치 ‘하방(下放)’을 시작해 다음 대선에서는 결실을 맺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보통 대선주자들이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 출마를 공식화하고 민생 현장을 둘러보는데 정 의원의 경우 새 정부 출범 원년에 시작한 것이 눈에 띈다”면서 “‘대기업(현대중공업) 오너 출신’이란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라도 국민과의 소통, 민생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최다선(7선)인 정 의원은 200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선에 도전했지만 경선 룰 논란 속에 중도하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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