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등장한 ‘경기동부연합’
작년 경선 여론조작으로 실체 드러나… 민노당 때도 이정희 내세워 당권 잡아
국가정보원이 28일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수사에 나선 통합진보당 인사들은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동부연합은 지난해 총선 전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때 세간에 알려졌다. 이정희 당시 통진당 공동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사건을 계기로 통진당의 당권파 핵심이 경기동부연합이란 사실이 드러난 것.
경기동부연합은 성남 용인 등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노동·운동권 출신의 정치계파다. 통진당 이석기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82학번으로 핵심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해방계열(NL)이 전국 대학가를 점령하며 대정부 강경투쟁을 벌이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등 13개 단체와 재야 및 학생운동권을 두루 엮어 출범했던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의 한 지역조직으로 출발했다. 경기동부연합은 당시 전국연합을 구성하고 있던 지역연합 8곳 중 하나였지만 2001년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출범한 뒤 제도권으로 진입해 지역위원회를 장악해가면서 당의 주류로 등장했다.
이후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자주파와 비주류였던 평등파(PD)는 심한 갈등을 빚었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당 중앙위원회의 유감 표명 성명 채택을 막고 ‘핵실험은 미국의 책임’이라는 성명서 수정안을 작성하다 격하게 대립한 것. 결국 2008년 분당(分黨) 사태로 이어졌다. 이때 경기동부연합은 공식 해산했지만 지하조직은 지금까지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총선에서 이정희 전 의원을 영입하고 대표(2010년)로 만들면서 민노당의 당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지난해 총선 후 통진당에서 정의당이 갈라져 나온 뒤에도 경기동부연합은 통진당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경기동부연합이 통진당의 ‘몸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지령을 받는 남한 내 지하조직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과도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강철서신’의 김영환 씨와 하영옥 씨가 만든 민혁당은 1997년 해체됐지만 이후 정보기관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조직이 재건됐다. 그리고 재건을 주도한 세력이 경기동부연합을 장악했다고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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