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석기 수도권 은신처에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통진당 10명 내란음모 혐의]공안당국 소재 파악… “지켜보는 중”
하루종일 행방묘연해 도피설 돌기도… 李, 애국가 부정 등 ‘종북 논란’ 꼬리표
부정선거 사퇴 압력에도 끝까지 버텨

수사당국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잠적했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28일 “이 의원은 현재 수도권에 소재한 나름의 은신처에 머물고 있다”면서 “국회가 회기 중이라 체포를 유보하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28일 오전 6시 반부터 이 의원의 집,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부친의 집까지 압수수색을 했지만 이 의원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했다.

영장이 오전 1시 반경 발부됐고, 발부 사실을 수사 관계자들만 알고 있었지만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압수수색영장 발부 소식을 사전에 알고 몸을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 의원과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가 “이 의원과 연락이 닿고 있지만 어디 있는지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헌법 44조 1항은 국회의원이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 영장은 청구되지 않았으나 이달 30일로 회기가 종료되고 정기국회가 개회(9월 2일) 될 때까지 기간인 31일과 다음 달 1일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다면 국회 동의 없이도 이 의원을 체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이 대리투표, 유령투표가 자행된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펴면서 버텼다.

통진당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두뇌’이자 ‘몸통’ ‘돈줄’로 불린다. 대학 졸업 후 인터넷매체 ‘민중의소리’ 이사, 정치컨설팅 및 홍보·광고 기획업체 CN커뮤니케이션즈(CNC) 대표, 여론조사업체인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등을 지냈다. ‘종북(從北)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종북보다 종미(從美)가 훨씬 더 큰 문제”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것” 등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했지만 노무현 정부 때 두 차례나 사면, 복권됐다. 지난해엔 자신이 운영하던 CNC를 통해 선거비용을 부풀려 국고 보전비용 4억여 원을 받아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손영일·민동용 기자 scud2007@donga.com
#공안당국#이석기#통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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