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도한 지하조직 ‘RO’는 모임 시작 전에 항상 ‘적기가(赤旗歌)’라는 북한의 공식 혁명가요를 부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마치 공식 행사를 할 때 ‘애국가’를 부르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적기가는 ‘민중의 기 붉은기는 전사의 시체를 싼다/시체가 식어 굳기 전에 혈조는 깃발을 물들인다/높이 들어라 붉은 깃발을 그 밑에서 굳게 맹세해/비겁한 자야 갈 테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 기를 지키리라’는 내용의 가사로 구성돼 있다.
독일 민요와 영국 노동가요에서 출발한 적기가는 1930년대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좌파 계열의 항일투쟁가요로 애창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948년 금지곡이 됐다. 강우석 감독은 영화 ‘실미도’에 적기가를 부르는 장면을 넣었다가 2004년 보수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 주사파와 가까운 민족해방(NL) 계열에서 즐겨 불렀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RO가 적기가를 불렀다는 건 이들 모임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