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 검찰, 내란음모 혐의 10명 압수수색 - 3명 체포
“옛 민혁당 조직원 130여명, 전쟁나면 北돕는 계획 세워
李의원, 기간시설 타격에 쓸 사제총기 제작 검토 지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이끄는 옛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조직원 130여 명이 남한 체제 전복을 위한 비밀결사를 조직해 통신 철도 유류저장고 등 국가 기간시설 파괴를 계획한 혐의를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 의원 등은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라는 이름의 단체를 결성해 북한의 침범 때 북한군을 돕기 위한 구체적 활동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과 검찰에 따르면 RO는 남북한 간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KT혜화지사와 분당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대규모 국가 통신시설을 파괴하고 군수물자 이동과 민간인 이동을 차단, 지연시키기 위해 경부선 호남선 등 주요 철도 시설을 파괴할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평택물류기지도 타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물류기지는 정유사나 수입사 외에도 SK가스, 석유공사 비축기지 등이 입주한 국가 기간시설로서 수도권에 석유, 가스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 이들은 전쟁 발발 시 북한군의 공격을 돕기 위해 전국의 미군기지 위치와 규모 등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체 회의에서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이 RO 조직원들에게 국가 기간시설 파괴에 필요한 사제 총기 제작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과 조직원들은 전체 회의 때마다 북한의 군가이자 혁명가요로 알려진 ‘적기가’를 제창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 같은 구체적 혐의 내용을 포착한 뒤 이 의원 등에게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와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압수수색과 체포에 나섰다. 압수수색은 이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우위영 전 대변인,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등의 자택과 사무실 17곳에 대해 이뤄졌다. 또 이상호 고문, 한동근 전 위원장, 홍순석 부위원장 등 3명은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이 의원 등 10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와 함께 이 의원이 지난해 5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열린 모임에서 “남한 내 세력들이 파출소나 무기저장소 등을 습격해 북한을 도울 준비를 할 것”을 주문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민혁당 조직이 1997년 해체된 이후에도 조직 재건 활동을 벌였고 그 중심에 이 의원이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지난 3년간 내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정원이 압수수색한 관련자들은 모두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으로 민혁당 당시 경기지역 하급 간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130명의 조직원을 몇 개의 단위조직으로 나눈 뒤 개별 조직에 별도의 임무를 부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대한민국 시계가 유신 시절인 41년 전으로 돌아갔다. 공안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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