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31일 본보 취재팀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석기 의원의 자택을 찾았을 당시 이 글귀가 새겨진 족자가 현관에 들어서면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걸려 있었다. 바로 아래 탁자에는 이 의원의 가족사진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28일 국정원이 이 의원의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 탁자는 그대로 있었지만 글귀가 적힌 족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 의원이 족자를 본보 보도 이후 치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역사서 사마천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 글귀는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좌우명과 같다는 점 때문에 이 의원이 이 글귀를 현관에 걸어놓은 것은 그의 종북성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회자돼 왔다. 김일성은 1992년 4월 발행한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머리말에 “이민위천은 나의 지론이고 좌우명”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4월 개정된 북한 헌법 서문에도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는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으시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 글귀는 국내 정치인들도 공식 석상에서 사용한 사례가 있다. 2009년 8월 전주의 한 미술품 경매업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6년 여름에 쓴 ‘이민위천’ 휘호를 경매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 1월 1일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신년사에서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이민위천’의 마음가짐으로 새출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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