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도 내란죄나 반역죄 등을 헌법과 형법 등에 규정하고 국가와 체제를 위협하는 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미국은 반역죄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한다.
동서 냉전 기간 한국처럼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형법은 폭력을 행사하거나 폭행 협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의 존립과 기본법에 기초한 헌법질서를 침해하려는 행위도 ‘반역죄’로 규정하고 있다. 연방공화국에 대한 반역죄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자유형에 처하고 내란 등을 ‘예비’한 혐의만으로도 1년 이상 10년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일 전 서독은 곳곳에 숨어 있는 동독 간첩들과 사투를 벌였다. 1974년 4월 서독의 방첩기관인 헌법보호청(BfV)은 빌리 브란트 총리의 수행비서 귄터 기욤을 체포했다. 독일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반역죄’ 사건으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브란트 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기욤은 1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중에 동독으로 송환됐다.
기욤은 동독 비밀경찰조직 슈타지 소속 정보요원으로 1956년 서독으로 건너가 브란트 총리의 비서에까지 오르며 서독의 중요 정보를 동독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형법은 국가 헌법질서의 기초를 흔들고 전복을 기도하는 반역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과 75만 유로(약 1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 침입하려는 외국의 군대 또는 정보기관과 협력하거나 국가 주요시설 파괴,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테러를 음모하고 위협하는 행위 등이다. 영국은 군주제와 의회제도의 전복을 기도하는 행위를 반역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 최고 형량은 무기징역이다.
미국은 헌법에 반역죄를 규정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연방 형법은 ‘누구든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꾀하거나 적과 유착해 미국 내외에서 도움을 주는 자는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1만 달러 이상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2006년 미국 내 알카에다 조직원인 아담 야히예 가다흔을 반역죄로 기소했다. 아랍계 미국인인 그는 알카에다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 미국 본토 공격을 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수사를 피해 파키스탄 등으로 도피했으며 언론에 사망설과 체포설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1952년에는 일본계 미국인인 도모야 가와기타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에 부역한 혐의로 연방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복역 중 1963년 일본으로 추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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