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월 30일로 예정됐던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초청을 철회한 것은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연습 기간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전례 없이 연속적으로 B-52H 전략폭격기를 조선반도 상공에 들이밀어 핵폭격 훈련을 벌이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고 모처럼 마련됐던 인도주의 대화 분위기를 한순간에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가 뉴욕 통로를 통해 (폭격기 문제를) 미국에 통보했음에도 미국이 (우리의 방북 초청 철회에 대해) ‘놀랍다’고 딴전을 피운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1일 성명에서 “북한의 초청 철회 결정이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미국은 케네스 배(배준호) 씨의 건강을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킹 특사의 방북이 예정보다 늦게라도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킹 특사의 방북 초청을 철회한 이유로 미국의 전략폭격기 출격을 거론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북한은 8월 19∼27일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전략폭격기 문제 등에 대해 특별한 비난 없이 사실상 침묵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배 씨의 석방 문제를 북-미대화나 6자회담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자 북한은 배 씨의 석방으로 얻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킹 특사 방북 초청을 철회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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