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소송 포기땐 친자 인정하는 꼴… 끝까지 갈것”

법조계 “검찰 위신 문제… 논란 끝내야”

채동욱 검찰총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혼외자녀 의혹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유전자검사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소송이 계속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채 총장 사퇴 직후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소송 진행 여부에 대해 밝히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이날 오전까지 변호사들이 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송을 계속 진행할지 결정되면 변호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 총장이 공식적으로 사퇴의 변을 밝히며 “내 신상에 관한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한 만큼 소송을 계속 진행해 개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을 택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송에 앞서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할 때 채 총장 개인은 물론이고 대검찰청 명의로도 함께 청구한 만큼 이번 사안은 검찰 전체의 사기 및 명예와 직결된 문제라는 게 검찰 내부의 인식이어서 소송을 쉽게 포기하진 못할 거란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채 총장이 소송을 포기하면 자연스레 혼외자녀의 존재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법적으로 논란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국민들은 감찰로 인해 혼외자녀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까 봐 그만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며 “검찰 위신을 생각해서라도 소송을 통해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그동안 정정보도 소송만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사퇴로 신분이 자유로워진 만큼 추가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