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북자단체 대표, 본보에 밝혀
“中베이징 유학 중 서울에 도움 요청… 채널A 프로 ‘이만갑’ 시청 후 결심”
북한 현직 고위 인사의 대학생 딸이 극비리에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양에 근무하는 고위 인사의 딸인 A 씨(19)가 한국에 도착했으며 현재 관계 당국의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A 씨의 아버지는 현역 군인으로 ‘한국의 서울지방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의 평양지역 책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보안부는 국가안전보위부 보위사령부와 함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체제 보위 기관 중 하나로 꼽히며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곳이다.
A 씨는 가족과 떨어져 중국 베이징(北京) 인근 B외국어대에서 유학을 해왔다. 하지만 중국 생활을 하면서 A 씨는 북한식 통제사회에 환멸을 느꼈으며 한국의 개방된 모습을 동경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종합편성TV 채널A의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서 북한 실상과 탈북자의 한국 생활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이에 따라 A 씨가 직접 탈북난민인권연합 서울사무실로 연락해 와 도움을 청했고 김 회장은 A 씨를 중국에서 탈출시킨 뒤 제3국에서 신병을 관계 당국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A 씨가 탈북을 감행한 것은 올해 5월로 꽃제비 탈북자 9명이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됐던 때와 시기가 비슷하다. 김 회장은 “북한이 꽃제비 9명의 북송에 전례 없이 매달렸던 이유 중 하나가 ‘이들 9명에 A 씨가 포함됐다’는 첩보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들 9명과는 다른 루트를 이용해 무사히 입국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A 씨처럼 평양 출신으로 안정적인 가족 배경을 가진 북한 주민이 탈북을 감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탈북자 중 평양 출신은 3% 미만이며 80% 이상은 북-중 접경지역인 함경북도와 양강도 출신이다. 특히 A 씨는 아버지가 현역 고위 간부로 김정은 체제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숙청을 우려해 탈북한 것이 아니어서 그 구체적 이유와 배경이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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